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부모의 출신 지역을 언급하다가 지역·화교 비하 논란을 일으킨 개그맨 강성범이 방송 하루 만인 20일 공식 사과했다. 그는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거론하며 “부모가 모두 대구 출신이라고 밝혔는데, 차라리 화교(華僑)가 낫지 않느냐”고 해 논란을 빚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돈 몇 푼 때문에 다들 너무 망가진다”라며 “수준 이하의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친여(親與) 성향의 정치평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강성범은 이날 유튜브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영상에서 대구와 화교를 비하하는 표현이 있었다”며 “영상을 보고 불편했을 대구 분들과 화교 분들, 이준석씨 부모님, 그리고 구독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강성범은 전날 유튜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사실을 언급하며 “포털에서 이준석 관련 테마주가 뜨기 시작했고, 이준석 아버지가 화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이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대구 분이라고 해명을 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얘기를 듣고 (대구보다는) 화교가 낫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께 방송을 진행하던 패널들은 “인종차별이다, 사과하라”면서도 “(대구나 중화권이나) 여권 갖고 가야 하는 건 어차피 똑같지 않으냐”라고 맞장구쳤다. 대구가 중국·대만 등 여권을 가지고 가야 하는 중화권 국가처럼 다른 국가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강성범은 “이게 무슨 차별이냐”며 “아무튼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영상에는 이날 오전까지 23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강성범과 패널의 발언이 대구·화교에 대한 선을 넘은 차별 발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성범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대구보다 화교가 낫다는 표현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돈 몇 푼 때문에 다들 너무 망가진다”며 “좌우합작으로 수준 이하의 방송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구도, 화교도 비하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강성범은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고, 현재는 35만여 명이 구독하는 정치 평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10월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수호 집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다.
◇ 다음은 강성범의 사과 글 전문
강성범입니다. 영상에서 대구와 화교를 비하하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해당부분은 삭제하였으나 영상자체를 삭제하는것은 비난을 피해가려는것 같아 놔두었습니다. 영상을 보시고 불편하셨을 대구분들과 화교분들 이준석씨 부모님 그리고 구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