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후보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준석 후보는 (할당제로) 일종의 전략 공천을 받았다”면서 “할당제 자체가 문제가 아닌데 (폐지를 주장하는 이 후보는) 우리가 가야 하는 시대정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10여분간 나 후보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다”며 주로 이 후보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의 선전 요인에 대한 물음에 나 후보는 “이 후보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에 대한 쇄신과 질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질책과 쇄신 요구를 겸허하게 받겠다”고 했다.
김씨가 “TV 토론에서 이 후보를 두고 ‘혐오의 정치를 한다'고 표현했는데, 풀어서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나 후보는 “한 마디로 갈라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들이 역차별당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도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최근에 진중권 전 교수와의 설전 과정 등을 보면 (이 후보가) 근본적 해법을 주기보다는 좀 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는 어떤 할당제든 폐지하자고 하는데 저는 청년의 뜻을 좀 담고 하려면 청년 정치 참여 확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청년이 쉽게 정치권에 참여하기 어렵다면 길을 보정해 주는 것이 공정을 실현하는 것 아니겠냐”라고 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실력주의, 엘리트주의가 오히려 공정을 해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는 “모든 할당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모순이 있다”며 “(이 후보) 본인이 그 할당제의 수혜자였던 것 같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나 후보는 “그렇다.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됐다”며 “(이 후보) 본인은 작년에 공천을 받을 때도 청년 비대위원 몫으로 일종의 전략공천을 받았다”고 했다.
나 후보는 “그런 의미에서 할당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할당제를 운영하는 방법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접근 자체가 너무 극단적으로 가는 것 아닌가. (이 후보의) 그런 부분이 지금 우리가 가야 될 시대정신하고 맞지 않는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어 나 후보는 “가장 중요한 건 내년에 이기는 당대표가 되는 것”이라며 “언론에서는 신구 대결로 정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느덧 신구의 구로 분류가 돼 있다”며 “신구의 그 새로움은 ‘우리 당이 지향해야 될 새로운 가치를 누가 더 실현할 수 있느냐'여야 하는데, 생물학적 나이로 분류하는 신구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