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정책을 실명으로 비판했다 친문(親文) 지지자들로부터 공격 받은 ‘광주 자영업자’ 배훈천(53) 커피루덴스 대표가 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가장 큰 문제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모는 죽창질”이라며 “사회 지도자들이 피하지 말고 이런 문화를 해결해달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배씨가 운영하는 광주 북구의 카페를 찾았다. 코로나에 따른 자영업자 어려움을 현장에서 청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로 정 전 총리측이 먼저 배씨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저희도 유사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고 심리적 고통이 컸는데 일반 시민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송구하다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라고 배씨를 위로했다.
배씨는 지난달 12일 호남대안포럼이 주관한 만민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1만원 정책 등을 실명(實名)으로 비판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장관 등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판을 유도하면서 극성 지지자들의 전화 폭탄과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고 공개 호소했다. ‘별점 테러’ 등이 이어지면서 매장 운영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1시간여 동안 진행한 면담에서 “문재인 정부들어 가장 문제 있는 사회 분위기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몰아 죽창질을 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란 자유롭게 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배씨는 “문재인 대통령님이 과거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 공세를 두고 양념 같은 것이라고 했다”며 “그러다 보니 전화 폭탄과 댓글 공격이 문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를 향해 “사회 지도자들이 공격을 받을까 숨지 말고 이런 문화를 없애야 한다”며 “위로만 받아서는 제가 겪은 희생과 고통이 너무나 가치 없게 사라지고 말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훌훌 털어버리시고 빨리 벗어나서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고 사업도 잘하시길 바란다”고 배씨를 위로했다. 또 팔뚝에 상처를 입은 배씨를 위해 치료 연고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이외에도 코로나 방역에 따른 자영업자 손실 보상, 5·18 역사왜곡처벌법 등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았다고 정 전 총리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