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소천한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이 유언으로 ‘대한민국을 밝혀라’ ‘소신껏 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25분 최 예비역 대령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의식 있으실 때 글씨로 ‘대한민국을 밝혀라’라는 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육성으로는 저에게 ‘소신껏 하라’고 했다”며 “이게 아버님께서 저에게 남겨주신 마지막 육성이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이 정치 참여를 우려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선택해라, 그런 말씀도 하시고 그랬다”고 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이 2018년 조선일보와 인터뷰할 당시의 모습. 그의 방은 3면이 해군·해양·6·25·이순신 관련 책과 자료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헌법 전문(前文)은 ‘우리와 우리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 이것이 사라져 가는 아흔 살 노병(老兵)의 유언입니다.” /오종찬 기자

그는 ‘고심을 길게 하셨는데 정치 참여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버님 떠나시고 처음 모시는 시간이라 이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양해해주십시오. 저 때문에 수고들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40분에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당의 외부 인사 영입 업무를 총괄하는 권 의원은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최 전 원장이 아버님을 잘 모시고 나중에 뵙자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때가 아니라서 오늘 최 전 원장을 만나서는 입당 등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최 전 원장이 가급적 늦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힘에) 들어오길 바란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hoto@newsis.com

최 전 원장의 작은 아버지인 최웅섭 씨는 이날 빈소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가족 입장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전에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최 전 원장이) 국가를 위해 큰일 해야겠다’ 해서 ‘오케이 좋다. 네가 결정해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