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기자들이 경찰을 사칭해 취재하는 일이 흔했다고 말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뒤 전날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윤 전 총장 부분이 생략된 채 그 행위에 대해 말씀드렸던 부분이 부각된 것은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균형에 어긋난다는 얘기였다”며 “저울추를 달았을 때 MBC 기자가 잘못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로, 그것도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첫날 자신을 검증하려는 기자를 고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합당한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MBC 고발을 하셨던데,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건 잘못된 거다. 그런데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서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의 경비 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대 변화에 맞춰서 잘못한 건 맞는데, 윤 전 총장이 이걸 고발한 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서 무제한의 검증을 받겠다고 호언장담해놓고 이제 겨우 검증 시작인데 벌써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건가, 아니면 벌써 겁을 먹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13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당황스러웠다”며 “저도 20여 년 기자 생활 해온 사람의 입장에서 마치 대다수 언론계의 관행이었던 것처럼 말씀하신 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대다수 언론인은 그런 방식으로 취재하지 않는다”며 “언론개혁을 말씀하시는 언론인 출신 의원이 언론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한 건 대단히 부적절했고, 언론개혁이라는 메시지 자체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했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진석 의원 역시 12일 “경찰을 사칭하는 취재가 김 의원 주변에서는 흔한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저는 당시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라며 “기자가 경찰을 사칭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은 잘못된 것이고, 기자가 경찰을 사칭하는 것은 괜찮은가”라며 “기자가 수사권이 없어 경찰을 사칭했다는 김 의원의 얘기는 또 무슨 궤변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