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프리카 아덴만 지역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6명 발생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함정 내 집단감염을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에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합참은 15일 “청해부대 간부 1명이 지난 14일 폐렴 증세로 후송됨에 따라 접촉자 중 증상이 있는 6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6명 전원이 양성 판정됐다”고 밝혔다. 현지 민간병원 관계자가 함정에 탑승해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은 2월 초 출항했고, 특수전(UDT·SEAL)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해 있었다. 오는 8월까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며, 승조원 모두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80여명이 격리됐고, 감기 증세를 호소한 장병들에 대해선 신속 항체 진단키트로 40여명을 검사해 일단 음성이 나왔다.
군함은 내부에 격벽과 밀폐된 공간이 많다. 또 환기 시설 모두 연결돼 있어 감염병이 확산하기 쉬운 구조다.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에서도 확진자 30여명이 무더기로 쏟아진 일이 있다. 이 때문에 군은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항해를 중지하고 복귀해 작전을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참은 현지에 있는 공관과 청해부대를 통해 실시간으로 함정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확진자와 유증상자에 대해선 군 수송기를 보내 국내로 이송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방역·의료인력과 방역·치료 장비, 물품 등을 현지에 최대한 신속히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다른 파병부대도 상황을 점검해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지원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