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인터뷰 관련 “이해할 수 없다”는 표현을 써가며 반박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야당의 중진·외교통 의원들이 “대선 개입을 중단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외교통상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싱하이밍 대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주재국 대사가 이런 식으로 유력 대선 후보의 외교 정책에 나서서 반박을 하는 것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했다.
싱 대사는 이날 중앙일보에 ‘윤석열 인터뷰에 대한 반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명백히 우리 주권적 영역”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다른 나라 정치인의 언급에 일국 대사가 코멘트하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다”(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을 쉬운 상대로 보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는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처사”라며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교부를 향해서도 “중국의 공식 입장인지 확인하고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외통위 소속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도 “일국의 대사가 주재국 국내 정치에, 그것도 대선 국면에서 유력한 야권 후보의 외교 입장을 공개 비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사드는 최소한의 방어력인데 최소한의 조치에 대해 걸고 넘어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하는 듯한 싱 대사 발언은 국민들의 반중(反中) 정서만 자극할 뿐, 호혜적이고 긴밀한 한·중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