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민주노총은 여의도에 집회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여의도를 원천 봉쇄하자 급히 장소를 종로로 바꾸고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오종찬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는 살인자냐”고 물었다. 노 전 실장이 과거 8·15 광화문 집회에 대해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다.

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노영민씨, 민노총이 마녀사냥이라고 한다”며 “민노총 집회 참가자는 살인자입니까, 아닙니까? 답 좀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하긴 살인자라고 부르짖었지, 마녀라고는 안 했으니…”라고 덧붙였다.

노 전 실장의 발언은 지난해 11월 4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8·15 광화문 집회에 등장한 `경찰 차벽`을 두고 “우리 국민을 경찰이 버스로 밀어서 코로나 소굴에 가둬버렸다”고 했다. 노 전 실장은 “광화문 집회에서만 확진자가 600명 이상이 나왔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다시 “공간을 놔두고 국민을 가둬서 코로나 위험도를 높여야 했느냐는 것”이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노 전 실장은 “불법집회에 참석한 사람을 옹호하시는 겁니까?”라며 “사람까지 7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것을 지금 옹호하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입니다, 살인자. 이 집회의 주동자들은”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놀이공원 가신 분들도 다 살인자라는 얘기냐, 민주노총도 다?”라고 물었고, 노 전 실장은 “집회의 주동자라고 했다”며 “거기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과한 발언”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민노총이 지난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개최한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청은 참가자 전원에게 진단 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엄중한 상황에서 여러 차례 자제를 요청한 집회였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민노총은 지금이라도 참석자들이 즉시 진단 검사를 받도록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노총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참가자 3명의 감염 경로가 전국노동자대회와 관계 없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확진자 3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집회에서 감염이 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전혀 없다”며 “집회에서 감염이 됐다면 잠복기가 2주 가까이 된다는 것인데 기존 조사 연구 결과를 볼 때 이러한 확률은 매우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3명의 확진이 집회 참석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노조를 비방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