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KTV 국민방송’이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통해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재판과 관련해 조 전 장관 측을 일방적으로 변호하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KTV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채널로, “공영 방송이 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KTV 최고수다’ 채널 캡처.

8일 현재 구독자 19만명이 넘는 유튜브 ‘KTV 최고수다’ 채널에는 조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관련 영상이 다수 올라와있다. 친여(親與) 성향 패널들이 출연해 조 전 장관 측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검찰·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입시·사모펀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작년 9월 25일 올라온 ‘조국 전 장관 일가 재판 참관기’ 영상에는 친여 성향 유튜버 박효석씨와 ‘조국 백서’ 저자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패널로 나왔다. 박씨는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과 실제로 (조국 재판에서) 목도한 것의 차이가 컸다”며 “(검찰 기소는) 누가 봐도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집필한 ‘조국 흑서’에 대해 “내용도 없고 검증도 없다”고 깎아내렸다.

지난달 31일에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 동창이 진술을 번복한 것 관련해 ‘향후 재판에 영향 미치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조회 수가 1만4000회가 넘은 이 영상에 친여 네티즌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1995년 개국한 KTV는 정책을 홍보하는 국영방송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동정을 우선적으로 다룬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 성격상 어느 정도 친(親)정부 성향을 띌 수밖에 없고, 정권 교체에 따라 논조가 바뀌기도 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1년 가까이 특정 여권 인사의 재판 내용을 상세히 다루며 변호하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야당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고 공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공익 채널이 조국 변호 방송으로 전락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