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과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한 일명 ‘대장동팀’이 시행한 아파트 분양 대행 사업을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친척 이모(50)씨 회사가 맡았던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이씨는 대장동 분양 대행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았고, 이와는 별개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이씨에게 추가로 100억원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 아들은 이씨가 운영하는 또 다른 업체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 딸은 2015년부터 화천대유에 근무하다 최근 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2015년 본격 추진된 대장동 개발 사업은 모두 15구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화천대유는 이 가운데 다섯 구역 토지를 취득해 직접 아파트 시행 사업도 벌였다. 그런데 화천대유(대장동 사업 자산 관리사)는 이 다섯 구역 아파트 분양 대행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모두 A사에 맡겼다. 작년 매출이 100억원 정도인 A사 대표는 박 전 특검 친척 이씨였다.

A사는 앞서 2014년 진행된 위례 신도시 사업에서도 분양 대행 업무를 맡았다. 위례 신도시 사업에서 화천대유 같은 역할을 맡은 곳은 위례자산관리라는 회사였다. 그런데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가족·지인이 위례자산관리 사내 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들이 벌인 위례 신도시 사업과 대장동 사업 분양 대행을 모두 A사가 맡은 것이다.

A사는 대장동 분양 대행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50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에게서 100억원이 A사 대표 이씨에게 전달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100억원은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대여금 473억원 중 일부라고 한다. 정영학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도 화천대유 측에서 이씨에게 150억원가량이 전달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씨는 “(김만배씨에게) 100억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여한 돈”이라고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이씨는 먼 친척이기는 하나 이씨가 김씨에게 돈을 수수하거나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코스닥 상장 업체 B사 대표도 지냈는데, 박 전 특검은 2014년 이 회사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박 전 특검 아들은 이씨가 운영하는 합판 제조 관련 업체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 측은 “아들은 이씨 창업 초기 2~3개월 정도 도와주고 회사를 나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