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월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주먹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7일에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지난 5일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히자, 친이재명 진영에서는 “청와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청와대와 이낙연 캠프가 거래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는 “느낌이 안 좋다”며 최근 여권 인사들에게 청와대 의중을 자주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사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별도의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 구성에 청와대도 동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 “지속적으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친이재명계에선 “결국 문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인터넷에서 2017년 대선 때 갈등을 빚었던 두 사람 관계 등을 언급하며 “청와대가 이재명을 쳐내려 하는 것 같다” “많은 말 중에 이낙연 전 대표가 가장 많이 쓰는 ‘엄중’이란 단어를 쓴 것도 이상하다”는 등의 말을 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민주당 특정 캠프와 소통해 대장동 의혹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열린민주당 정봉주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자기 유튜브 채널에서 대장동 의혹 확산 배후에 대해 “이재명과 대척점에 서서 정치적으로 대결했던 민주당 정치의 한 축,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다들 누군지 알 것”이라며 “그분들이 청와대와 민정, 정무 라인 등과 소통하고 특정 캠프와 손잡고 이재명 죽이기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첩보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본 결과 상당히 현실성이 높다”며 “청와대 중하위 간부들과 민정 라인은 당장 (이런 행위를) 중지하라”고 했다.

청와대는 각종 음모론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여러 차례 정치 중립이라는 말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억지 주장에는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청와대 진짜 속내가 뭔지 등을 묻기도 했다”며 “경선에서 크게 앞서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40%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꽤 신경 쓰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