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장내가 술렁였다.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던 이재명 후보가 30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 ‘3차 수퍼위크’에서 28.3% 득표에 그친 반면, 이낙연 전 대표가 더블스코어가 넘는 62.37%로 압승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최종 집계 결과 0.29%포인트 차로 과반에 턱걸이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쇼크’가 뒤늦게 반영된 결과”라는 말이 나왔다. ‘수퍼위크’는 일반 당원과 국민이 사전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다. 권리 당원과 대의원이 참여하는 지역 순회 경선이 ‘당심’을 반영한다면 수퍼위크는 ‘민심’에 보다 가깝다. 대장동 게이트로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는 방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일반 당원, 국민 선거인단 30만5779명(실제 투표자 수 24만8880명)이 참여한 ‘3차 수퍼위크’에서 15만5220표(62.37%)를 얻었다. 이 후보는 7만441표(28.3%)에 그쳤다. 이 후보가 지금까지 광주·전남을 제외하고 모두 ‘과반 1위’의 연승 행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예상 못한 결과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차 수퍼위크에선 대장동 이슈가 투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3차는 달랐다”며 “선거 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경선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3차 투표는 지난달 1~14일 선거인단을 모집했고, 이달 6~7일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온라인 투표 직전인 지난 3일에는 이 후보의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뇌물과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의 방향이 이 후보를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무렵이었다. 이에 비해 1·2차 수퍼위크는 대장동 이슈가 부각되기 전인 7~8월 선거인단 모집이 이뤄졌고, 2차 수퍼위크 투표가 진행된 지난달 29~30일은 유 전 본부장 구속 이전이었다.
대장동 파문은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3차 수퍼위크에서 나타난 81.39%의 투표율은 11곳의 지역 순회 경선과 세 차례 수퍼위크를 모두 포함해 최고 투표율이다. 민주당 경선의 컨벤션 효과가 가장 컸던 1차 선거인단 투표율 77.37%도 뛰어넘는다. 2차 투표율은 59.66%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던 시기에 3차 수퍼위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대장동 악재가 없었다면 투표율이 50% 안팎으로 나오는 게 정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 측은 “당 선관위가 중도 사퇴한 후보자(정세균·김두관)의 득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았다면 결선 투표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파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최종 50.29%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했다. 하지만 정세균 전 총리(2만3731표)와 김두관 의원(4411표) 득표가 무효 처리되지 않았다면 이 후보는 49.32%의 득표율로 계산된다는 것이 이 전 대표 측 주장이다. 총투표 수 자체가 늘어나면서 모든 후보의 득표율이 소폭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이 전 대표 38.39%, 추미애 전 법무장관 8.84%, 박용진 의원 1.53% 등으로 계산된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자 150여 명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 모여 경선 결과에 항의하며 “사사오입 철회하라” “송영길 대표는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민주당이 부끄럽다” 등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