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가 1일 시작됐다. 56만9059명의 책임당원 선거인단을 상대로 나흘간 실시되는 당원 투표 첫날 24만9367명이 투표에 참여해 역대 최고 투표율(43.82%)을 기록했다. 선거인단이 모바일 투표를 하기 위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투표 시스템 서버가 한때 마비됐다. 지난 10월 초 있었던 국민의힘 2차 예비 경선 당원 투표도 역대 최고치인 49.94%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본경선 최종 투표율은 이를 넘어 7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표 돌입 직전까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선두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자 각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 후보 캠프에선 전례 없는 당원 투표 열기에 “우리가 승기를 잡았다”며 저마다 유리하게 해석했다.
4일까지 실시되는 국민의힘 당원 투표 첫날인 이날 투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 투표로 진행됐다. 투표 시작 1시간 만인 오전 10시에 10만1237명(17.9%)이 투표를 마쳐 4강 진출자를 가렸던 2차 예비 경선의 같은 시각 투표율(16.2%)을 넘어섰다. 이날 모바일 투표율(43.82%)은 2차 예비경선 모바일 투표 때(39.1%)보다 4.7%포인트 높았다.
이준석 대표는 오전 당 회의에서 “지난 6월 전당대회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당원은 지금까지의 당내 선거에 대한 일반적인 예측은 모두 작동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선출된 지난 6·11 전당대회 때 당원 투표 선거인단은 27만6000여 명이었다. 그런데 이 대표 취임 이후 책임 당원은 넉 달 만에 57만명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첫날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이 대표는 회의 도중 “지금 모바일 투표 서버가 터졌다고 한다”고 소식을 전했고 회의장에선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용량 ‘K보팅’ 서버를 이용하는 만큼 실제 다운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당원들 열기가 뜨겁다는 걸 이 대표가 표현한 것이라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어서면 4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지난 6월 전당대회 이후 입당한 29만명의 신규 책임당원 표심이 변수로 꼽힌다. 각 후보 측에선 저마다 “우리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윤 전 총장 측은 “윤 전 총장이 지난 7월 말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당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높은 투표율이 윤 전 총장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전체 선거인단 중 2040세대가 35%, 50대 이상이 65%쯤 되는데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층인 50대 이상이 윤 전 총장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홍 의원 측은 신규 당원 상당수가 2040세대와 수도권 당원이란 점에 기대를 걸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 4개월간 유입된 신규 당원 중 중도층에 가까운 2040세대와 수도권 당원이 상당하고 이들이 첫날부터 투표에 대거 나선 것 같다”며 “당원 투표에서 이변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20~40대 책임당원은 지난 6월 이후 27%에서 34.5%로, 서울·경기·인천 지역 책임당원도 29%에서 34.7%로 늘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개혁적 중도 보수를 바라는 신규 당원 지지가 상당하다”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맞설 적임자로 원 전 지사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2일까지 모바일 투표를 하고,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3~4일 전화 투표(ARS)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와, 3~4일 진행되는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합산해 오는 5일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