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패배한 홍준표 의원이 향후 당 대선 캠프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는 “딴살림을 차리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당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 대로 거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다만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인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며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 땅의 청장년들과 꿈과 희망을 같이 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조만간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꾸려질 국민의힘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그러면서 “저에게 그동안 수천 통의 카톡과 메시지를 보내주신 여러분께서는 곧 개설될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회원수가 300만명이 되면 그게 나라를 움직이는 청년의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지난 5일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면서도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 당했다”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6일에는 “청년들의 꿈이 되고 싶었으나 그 꿈은 한여름밤의 꿈이 되어버렸다”며 “한동안 쉬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겠다”고 했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이재명 후보 경선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현근택 변호사는 “홍준표 후보가 중요한 메시지를 내놨다”며 “한 마디로 딴 살림을 차리겠다는 것이다. 원팀이 아니라 투팀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으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된다.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이런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고 김 전 위원장도 사실상 수락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합류와 함께 선대위 체재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할 방침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정책·메시지·인선 등 대선 정국의 핵심적인 분야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