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 남강호 기자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스마트폰을 뺏어 달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이 대표의 소셜미디어(SNS) 활동에 대한 보수 지지자의 불만 글이었다.

9일 자신을 ‘서울에 사는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준석 당대표의 스마트폰을 뺏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글에서 “저는 이준석을, 2030과 연대해 합리적 소통을 외치며 국민의힘 늙은 이미지를 바꿔줄 대안이라고 여겼다”며 “하지만 그는 우리를 철저히 배신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대표가 되고 윤석열, 원희룡 등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매일같이 키보드 배틀질(댓글 싸움)을 하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해 다수의 상식적인 2030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했다. 또 “경선 기간에는 중립을 지키지 않고 특정 후보의 잘못은 과장해서 말하고 특정 후보, 즉 자신의 편을 드는 홍준표 후보의 잘못에는 침묵했다”고 덧붙였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스마트폰을 뺏어 달라"는 내용의 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인은 또 “그 후로도 매일 대선후보자의 통화 내용을 녹음해 물의를 일으키고 원희룡 후보와 전화하면서 내분을 일으키고, 그것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매일 떠벌리며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망쳐왔다”며 “더구나 심각한 건 윤석열 후보가 최종 당선된 후에도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글쓴이는 ‘윤 후보 당선 후 분란’의 내용을 적시하지 않았다. 전날 이 대표는 경선 결과 불만에 따른 이른바 ‘경선 결과 불만 2030집단 탈당’과 관련, 그 규모가 40명 수준이라는 김재원 의원의 발언을, 당일 SNS로 공개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탈당자 현황 내부 문건을 SNS에 그대로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시당 기준 선거인단 623명이 탈당했으며 이 중 2030 탈당자는 527명이다.

이 후보의 이 같은 SNS 글에 대해 보수 지지층 일각에서 비난 목소리가 나왔다. “수십만명 당원 중 탈당자는 수백명에 불과하고, 게다가 내부적으로 조용히 논의해도 될 일을 당 대표가 자랑거리인양 공개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였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이 대표의 스마트폰을 압수하고 그의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강제 탈퇴시켜 그가 한국에 사는 2030 상식적인 젊은이들에게 더는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막아 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 당일(9일) 오전 10시 기준 5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사전 동의 100명 이상’ 기준을 충족, 현재 ‘공개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