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낙상사고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다시 소방서에 불려가 장시간 질책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출동 당시 이 후보 부부를 못 알아본 것, 주요 인사에 대한 이송 보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은 지난 9일 아내 김혜경 씨가 낙상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당시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 캡처 화면을 12일 공개했다. 후보 배우자 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지난 9일 새벽 1시 20분경,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이 후보와 함께 119구급차에 탑승해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장면"이라며 사진 세 장을 공유했다. 사진은 아내 김혜경씨를 지켜보는 이재명 후보. /이해식 페이스북

12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여러분이 보시기엔 유명 대선후보 가족 안전 이송해주고 소방서로 불려가 세시간 정도를 조사 받은게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메일로 경기도청 직원임을 인증한 네티즌이었다.

작성자는 “대선후보 당사자는 구급대원과 의료진에게 감사 표현을 했다”며 “문제는 야간 근무가 끝난 후 퇴근한 이송 직원들을 아침 9시쯤 소방서에 불러들여 VIP 이송보고를 안 했다고 몇 시간이나 조사와 질타를 했다”고 적었다.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블라인드

이어 “본인들 의무를 다한 이송 담당 직원들이 비번날 소방서로 불려와서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조사를 받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소방대원들이 출동 당시 이재명 후보 부부를 못 알아본 것 때문에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직이 VIP 관련 보고를 강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유명인 못 알아봤다고 질타를 받는게 말이나 되나요. 안 그래도 코로나 상황에 구급대원들 개고생 하는데 진심 어이가 없어서 글 써본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 후보 측이 공개한 당시 CCTV 사진을 띄우며 “이 후보가 모자에 마스크까지 뒤집어 썼는데 소방대원이 어떻게 확인하느냐”며 분개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소방재난본부 측은 12일 조선닷컴에 “현재 질책 여부를 조사 중”며 이날 중으로 관련 입장문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배우자 수행실장인 민주당 이해식 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새벽 자택에서 구토와 현기증, 일시적인 의식 소멸로 낙상사고를 당했다. 이 후보가 이날 0시 56분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 과정에서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원들은 오전 1시 6분 현장에 도착해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구급차에는 이 후보도 동승했다. 이해식 의원이 공개한 구급차 CCTV 영상을 보면 이 후보는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이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