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가 변호를 맡은 강용석 변호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김씨는 13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페이스북에 게시물 8개를 연달아 올렸는데, 모두 강 변호사에 대한 비난 글이었다.

(왼쪽부터) 김부선씨, 강용석 변호사/연합뉴스

김씨는 13일 오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힘든 세상이지만 적어도 강용석처럼 탐욕의 괴물은 되지 말자”고 했다. 강 변호사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언급하며 “우파의 성지? 문화 혁명 뭐가 어쩌고 어째? 내 변호사 강용석이 사건 의뢰인을 본인 유튜브에서 몇 번이나 인격살해했다”고도 말했다.

또 14일에는 “정부수립 이후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강용석, 조국까지. 그렇다 나는 이재명보다 강용석이 더 끔찍하고 싫다. 강용석 공개사과해. 빠를 수록 좋을 거야”라고 경고했다.

김부선씨 페이스북

또 김씨는 강 변호사를 ‘짝퉁 애국우파’, ‘가짜 보수’,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고소 취하해야 될 것 같다. 고민 중이다. 저는 이재명에게 단돈 1원도 받고 싶지 않다. 다만 나는 내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을뿐”라고 토로했다.

김씨가 문제 삼은 유튜브 방송은 지난 10일 ‘가세연’ 방송인 것으로 추정된다. 강 변호사는 이날 진행한 ‘가세연’ 라이브 방송에서 김씨가 과거 주장한 이 후보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했다. 이어 “김씨가 검찰 조사 당시 (이 후보 신체 특징 관련) 그림을 그렸다. 조서를 읽으면 누가 봐도 김씨가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 단순 가족, 신체 비밀 뿐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강 변호사는 김씨의 사적인 내용까지 언급했다.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김씨는 2018년 9월 이 후보가 교제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을 마약 상습 복용자와 허언증 환자로 몰아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며 이 후보에게 3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6부(재판장 우관제)는 지난 8일 이 후보 측 변호사가 낸 기일 변경 신청서를 받아들여 당초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4차 변론기일을 내년 1월 5일로 변경했다.

이에 김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 다른 변호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는 김씨 측 변호사가 “배우님 상대 변호사가 어제 저녁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저희가 제출한 서면 비공개 처리했네요. 증거랑”이라고 했다.

이어 김씨 측 변호사는 “오늘 제출한 것까지 해서 8일 자, 9일 자 제출 서면과 증거 모두 다 공개처리로 풀었다”라며 “재판부가 허가해서 방금 변경기일통지서 발송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씨는 재판 연기 사실을 예상 못 한 듯 “낼 재판 연기요?”라고 되물었다.

김씨는 이 같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재명 측 변호사 민사소송 3년 넘게 재판을 뭉개는 것 같다. 권순일·김명수 등 재판부 뒷배도 든든하실 텐데 갑작스레 내일 재판 웬 기일 변경? 쫄았나? 쫄았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