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패러디 같은 손발 오그라드는 것 좀 하지 말자. 우리 청년들이 제일 싫어하는 거 알잖아?”
국민의힘이 14일 유튜브 오른소리에 공개한 드라마 ‘오징어게임’ 패러디물에 달린 인기 댓글 중 하나다. 15일 오전 6시 기준 해당 영상에 좋아요는 719개, 싫어요는 1300여개가 눌렸다.
대선을 앞두고 당 디지털정당위원회가 제작한 이 홍보영상에서 이준석 대표는 이영 의원을 만나 분홍색 비단주머니와 ‘ㄷㅈㅇ’라고 적힌 명함을 쥐여주며 “디지털 전문가를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ㄷㅈㅇ’는 디지털정당위를 축약한 ‘디정위’의 초성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오징어게임 속 배우 공유처럼 지하철역에서 시민과 딱지치기 게임을 벌여서 이긴 사람들에게 ‘ㄷㅈㅇ’ 명함을 건네고, 이들은 “정권교체”를 암호로 외치며 승합차에 올라탄다. 사이버보안 전문가와 뉴미디어 전문가, 디지털 서비스 기획 전문가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어떻게 해야 대선판을 뒤집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여기에 ‘프론트맨’ 가면을 쓴 이 대표가 등장해 “제가 설명해드리겠다”고 말하고, 이어 ‘디지털 대선을 위한 최강의 디지털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자막이 나오며 영상은 끝이 난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고 공감을 많이 받은 인기 댓글들에는 “형, 이상한 거 하지 말고 일이나 해” “부끄러움은 당원들 몫이냐” “시공간이 오그라든다” 등 어색한 연기와 짜임새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정세균 박용진이 청년들 따라 한다고 이상한 짓 했다가 욕 먹은 거 너도 욕했잖아? 지지했는데 이러지 마라”라며 과거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겠다”며 동영상을 올렸으나 청년들의 외면을 받았던 일을 거론하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은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 건가” “대선 주인공이 당 대표인가”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반면 “석이 형, 앞으로 연기는 하지 마” “준스톤, 연기는 못 하는구나”라며 오히려 재밌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또 “오른소리 최근 영상은 모두 윤 후보 행사 참석, 일정 영상인데 동영상 하나로 너무 비판하는 것 같다”는 옹호 댓글도 달렸다.
한편 해당 영상은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크라켄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크라켄 프로그램은 이 대표의 비책을 의미하는 ‘비단주머니’ 1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크라켄 시스템을 가동하려고 한다”며 “민주당도 이번 대선에선 어쭙잖은 여론 공작이나 민심 왜곡에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사드 미사일, 레이더를 배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크라켄 프로그램을 미사일 방어 체계에 빗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