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국회의원이 23일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에게 절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국회의원이 대선 후보 경선(11월5일)에서 패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한 일은, 북한 연평도 포격도발 11주년 추모식에서 전사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한 일이었다. 여야(與野) 대선 후보는 물론 전·현직 국회의원 모두가 외면한 행사였다.

23일 오전 대전국립현충원에서는 ‘연평도 포격전 제11주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기념식’이 열렸다. 2010년 11월23일은 북한이 기습적으로 연평도에 170여발의 포탄을 발사해 민간인 2명과 해병대 2명 등 4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중경상을 입힌지 정확히 11년 되는 날이었다.

행사는 서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렸다. 해병대 소속이었던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의 유가족, 참전용사,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고태남 육군인사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정치인으로서는 유 전 의원이 유일하게 참석해 헌화·분향했다. 행사를 중계한 국방뉴스 유튜브 채널에는 “정치인 유승민밖에 없는 거 실화냐?”는 댓글이 달렸다.

유 전 의원은 행사장에서 고(故) 서정우 하사, 고 문광욱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유 전 의원은 매년 연평해전 추모식, 천안함피격사건 추모식 등 보훈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다.

바로 그 시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박진·하태경 의원,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참석했다.

당연히 유 전 의원은 없었다. 홍준표 의원도 오지 않았다. 윤 후보는 기자들로부터 ‘홍준표·유승민 전 후보와 접촉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두 분을 뵙고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