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 반대의 대상은, 여성 범죄심리분석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였다. 평소 언론 등을 통해 성범죄나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문제 의식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23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팩폭시스터’에 출연, 진행자인 김미선 TV조선 기자로부터 ‘윤석열 후보가 이수정 교수에게 영입을 제안했는데, 어떤 의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저는 후보가 저에게 단 한 번도 그 문제를 상의한 적이 없고, 실제로 영입할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저는 영입했다는 사실도 듣지 못했다”고 했지만, 거듭된 질문에 “(영입) 한다면 반대한다. 확실히”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그 이유에 대해 “만약 그런 영입이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 당이 선거를 위해 준비했던 과정과 방향이 반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에 대해서 만약 후보가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가 얘기를 할 생각이 있다”며 “(이 교수 영입은) 지지층의 재구성과 전략의 재구성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공유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기존 2030 남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를 보였던 것과, 이 교수의 영입이 정반대의 방향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교수는 여성 대상 범죄를 비롯, 여성·아동 인권 보호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온 인물이다. 이준석 대표 체제 전까지는 국민의힘에서도 여러차례 활동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성폭력대책위 태스크포스(TF)에서 스토킹 범죄 처벌법안과 ‘조두순 보호수용법안’ 등 정책 입안을 이끌었다.
작년에는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그는 당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양성평등이라는 이슈가 꼭 진보의 이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재보궐선거도) 여성 인권과 연관된 일이다. 여성에 대한 침해 행위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물러난 자리를 채우는 것”이라며 “심사를 하는 사람 중 양성평등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앉아있다는 걸 알면, 아무래도 후보군에서 여성 관련이나 양성평등 정책을 많이 제안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의 지지 기반인 ‘2030 남성’ 중심의 안티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이 교수를 ‘페미니스트’로 낙인찍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도 이 같은 자신의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