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했다. 당 원로들은 선대위 인선 갈등과 관련해 “윤 후보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를 포용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반감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안고 가서 당선된 반면, 이회창 전 총재는 김종필(JP) 전 총리를 포용하지 못해 패배했다”는 말도 나왔다. 윤 후보는 “고문님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여 연전연패를 끊고 정권 교체를 해내겠다”고 답했다.
이날 신경식 상임고문은 공개 발언에서 “김종인씨와 이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 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 “두 분을 윤 후보가 끌어안고 같이 나가지 못할 때는 마치 포용력 없는, 검찰에서 법을 휘두르던 성격을 가지고 정치한다 해서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신 고문은 1992년 민주자유당 후보가 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반대한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전남 광양까지 찾아가 설득에 나선 일화 등을 소개하며 “YS에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이 서서히 방향을 바꿔서 지지하는 데 모두 동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이라도 이 대표를 찾아가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권해옥 상임고문은 “뭘 찾아가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선 “그래도 후보가 수습하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한다. 몇몇 고문은 “YS와 달리 이회창 전 총재는 JP를 배척하면서 대선에서 졌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찬 직후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깜짝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이 선대위 인선 문제로 충돌했던 지난달 24일 만찬 회동 이후 8일 만의 만남이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방에 들어가 약 1분간 대화를 나눴다. 함께 방에 들어갔던 선대위 김은혜 대변인은 “8일 만에 만난 것을 감안하면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우연히 본 거다. (윤 후보가) 악수만 하고 그냥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