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요청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요청한 이유에 관해 “실제로 양쪽의 상황을 알아봤더니 두 분 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신 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병이 악화해서 건강이 상당이 안 좋다는 보도에 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그 부분을 제가 확인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당장 형집행정지를 해야 할만큼 건강이 안 좋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저는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동아일보는 법조계와 의료계를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이 기존에 수술을 받은 어깨와 허리 질환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장기간 이어진 수감 생활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안 후보는 “형집행정지 요건이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70대 이상·건강 이상 등의 항목”이라며 “대선판 자체가 국민 분열로 가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형집행정지를 하면 국민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면은 정치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다음 대통령이 국민적인 공감대 하에서 판단할 일로 넘기는 게 해법이 아니겠느냐 싶어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또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김영삼 대통령에게 감옥에 있는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사면 건의를 했고, 그걸 받아서 김영삼 대통령이 복권했다”며 “그때 죄는 나쁜데 국민통합을 위해 용서하는 것이 옳다고 두 분(김영삼·김대중)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직 두 대통령(이명박·박근혜)이 그 이전 두 분(전두환·노태우)에 비해 2배 이상 감옥에 계시고, 고령이고 하니까 국민통합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그분들이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다. 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았나. 정치보복이 정권교체의 전리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요청했다.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가 확정된 특정인에 대해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조치다. 형집행정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사유가 있을 때 교도소에 가둬두는 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제도다. 집행을 면제하는 사면과 달리 형집행정지는 사유가 없어졌다고 판단하면 다시 교도소에 가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