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특별사면·복권된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특별 사면을 결정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말을 대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신병 치료에 전념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특별사면·복권된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이 적힌 노트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소식을 접하고 어떤 소식을 보였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냥 담담하셨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소식을 미리 안건 아니라고 했다. 유 변호사는 “(사면 소식을) 몰랐다. 기사가 뜬 후 아침에 일찍 박 전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발표를 기다렸다”며 “내가 (병원에) 오전 9시에 들어와 뉴스를 같이 보고 메시지를 구술로 받아 정리했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실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인 건강 상태에 관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유 전 변호사는 퇴원 후 박 전 대통령의 거처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내곡동 사저가 경매로 넘어갔고, (매입자가) 저희와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짐은) 창고에 보관했고 나오신 뒤 거처는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향후 계획에 관해 유 변호사는 “지금은 신병 치료에 전념하신다고 한다”며 “신경계 치료에 전념해 건강이 회복되면 가족들은 좀 빠른 시일 내에 만나겠다고 말씀하셨고 병원에 계시는 동안 정치인을 비롯해 어떤 분도 만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2022년 신년을 맞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 확정을 받아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