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3일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공무원 사적 심부름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이날도 추가 의혹이 쏟아졌다. 이 후보 부부의 측근 배모씨의 지시를 받아 심부름을 수행한 전직 경기도 7급 공무원 A씨는 이날 언론을 통해 자신이 이 후보의 커피·재떨이 심부름도 했고, 이 과정에서 배씨가 폭언을 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또 김씨가 샌드위치와 과일 등을 도청 행사 명목으로 도청 법인카드로 대량 구매해 집으로 빼돌렸고, 정육 식당뿐 아니라 일식·중식 등 단골 음식점에서 관례상 비용 최대 한도(12만원 수준)에 맞춰 반복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감사 요청에 따라 결과가 빠른 시일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인의 주장을 갖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사실관계가 나온 뒤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이었던 A씨가 상급자인 배모씨의 지시를 받아 김혜경씨에게 보낼 소고기를 구입한 영수증. 왼쪽은 A씨가 개인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한 내역이고, 오른쪽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이다. /KBS

앞서 제기된 약 대리 처방 및 수령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의혹이 나왔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3일 공지를 통해 “배모씨는 과거 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었다”며 “생리 불순, 우울증 등 폐경 증세를 보여 결국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A씨가 대리 처방을 받아 수령, 전달한 약은 김씨가 아니라 배씨가 폐경 증세 치료를 위해 복용한 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1개월 후인 4월 김혜경씨 본인이 성남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대리 처방 의혹이 제기된 것과 동일한 의약품을 6개월 치 처방받은 사실이 이날 추가로 드러났다. 민주당 주장대로 대리 처방받은 약을 김씨가 아닌 배씨가 복용했다면 김씨와 배씨는 당시 같은 약을 먹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김씨가 처방받은 6개월 치 약 역시 A씨가 배씨로부터 처방전을 사진으로 받아 약국에서 수령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처방받은 약은 폐경 치료제로 2016년 결혼한 배씨와는 상관없는 약”이라며 “해명이 자꾸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