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집권 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데 대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친문에 대한 공갈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치보복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는 질문에 “보복이라는 건 권력을 잡은 사람이 이른바 적폐수사라는 이름으로 전임 정권에 대해 온갖 것을 뒤집어서 수사하게 하고, 없는 죄도 뒤집어씌우려고 노력하고, 더 나아가서 정권을 담당했던 모든 사람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정도를 말한다”며 “수사 시스템에 의해 비리가 드러나면 엄정하게 처단하겠다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국가의 작동”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저렇게 나서고, 여당이 적폐수사라는 말을 갖고 정치 보복이라고 하느냐. 제가 보기에 자해공갈 수준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그것보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점을 짚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후보는 43.4%, 이 후보는 38.1%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이 42.2%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른바 친문 핵심, 문 대통령에 대한 강한 애정이 있는 지지자 중 상당수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뭔가 문 대통령과 다르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에서 그동안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문 대통령을 보호할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이들은 ‘이재명이 더 위험한 사람이다’ ‘윤석열은 공정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해석이다.
그는 “이번 윤 후보 인터뷰를 여기에 덧붙인 것”이라며 “’봐라, 윤석열이 문재인을 해칠지 모른다. 그러니 이재명을 지지하자’고 덮어씌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친문세력 중에서 ‘이재명은 위험한 사람이고, 포악한 사람이고, 이재명을 지지하는 건 조금 꺼림칙하다’ 내지는 ‘문재인을 좋아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 같은 사람을 지지하냐’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봐라, 이재명이 그나마 우리 편이야’ 이러는 데 활용하기 위해 이해찬 전 대표 같은 분들이 스스로 과장해서 이걸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윤 후보의 발언은 원론적인 답변이었지만 민주당이 친문 세력과 원팀을 이루기 위해 선거전략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은 친문세력에 대한 공갈”이라며 “당신들이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으면 우리 문 대통령이 위험하다. 그러니 이재명을 지지하러 가자는 공갈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지은 죄가 없다면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 시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매우 불쾌하다”며 “아무리 선거라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을 표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보복을 하겠다, 이렇게 들릴 수 있는 말씀”이라고 했다. 여권 원로인 이해찬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모해하고 탄압할 때”를 언급하면서 “다시금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외치는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