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12일 또 나왔다. 전직 경기도 5급 공무원 배모씨와 그의 심부름을 받아 법인 카드로 산 음식을 김씨 집에 배달한 7급 공무원 A씨의 대화다. A씨의 상사인 배모씨는 “영수증에 ‘포장’이라고 나오면 안 된다”고 했고, 배달 음식의 양이 지나치게 많은 점에 대해서는 “집에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과 인터넷 등에 공개된 A씨와 배씨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배씨는 초밥을 사 가면서 영수증에 ‘포장’이라고 기록되면 안 된다고 A씨에게 강조했다. 배씨는 “(초밥을 사는 곳이) 테이크 아웃 전문만 아니면 된다”며 “영수증에 포장이라고 안 나와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 법인 카드로 음식을 포장 구매한 내용을 숨기고 정상적으로 식당에서 쓴 것처럼 꾸미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A씨는 포장 음식량이 지나치게 많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초밥 집에서 10인분을 포장해 김씨에게 배달했는데, 집에는 김씨와 두 아들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배씨는 이에 대해 “모르겠다. 초밥을 쌓아두지는 않을 것 아니냐”며 “나는 다른 남자 친구가 있든지,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전임자 이야기도 나왔다. 배씨는 “오모씨도 못 풀고 간 미스터리야. 나한테 만날 그랬어. 저걸 진짜 다 드시는 거냐고”라고 했다. 이전에도 A씨와 비슷한 일을 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강전애 상근 부대변인은 “도대체 몇 명이 도지사 가족의 안락한 삶을 위해 공노비로 불법 동원된 것인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배씨가 A씨와의 통화 과정에서 ‘사모님’이라는 사람에게 보고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TV조선에 따르면, 배씨는 A씨와 통화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네, 사모님, 알겠습니다” “네, 예약을 11시 반으로 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배씨가 A씨에게 독단적으로 지시를 한 것이며 김혜경씨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녹취록의 ‘사모님’이 김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