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 꿈이 이재명의 꿈입니다' 서울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8일 수도권 9곳을 방문해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에 앞서 대통령 당선 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도 열었다. 마지막 유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촛불 집회’가 시작됐던 서울 청계광장에서 했다.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최근 이 후보와 단일화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도 동행했다. 선거 기간 내내 박빙 열세로 평가했던 수도권의 부동층·중도층을 공략하고, 동시에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메시지를 내며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 꿈이 이재명의 꿈입니다' 서울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하트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위기 극복, 국민 통합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는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제거하겠다”며 “당선 즉시 미국, 중국, 일본,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실용적 대북 접근법을 위한 외교 채널을 굳건히 하겠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자주국방을 바탕으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펼쳐 평화와 공동 번영의 새 길을 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영업 제한은 해제하고 부동산 세금, 가스 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코로나 종식 시점까지 동결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인간 노동력의 생산성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 노동 시간을 줄여야 다른 사람도 먹고살고 삶의 질도 좋아지지 않겠느냐”며 “주 4.5일제를 향해 한번 가보자”고 했다. 그는 “우리도 칼퇴근하고 살아보자”며 “포괄 임금제도를 줄이고 여유롭게 가족들과 함께 레저도 즐기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주가조작을 하면 안 된다”며 “금감원 감시 인력을 50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이낙연 전 총리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전 총리, 김동연 새로운물결 전 대선후보, 이재명 후보, 이낙연 전 총리, 송영길 당대표. 2022.03.08 /이덕훈 기자

이 후보는 인천에서 “이곳에서 30㎞ 정도 가면 남북 군사분계선인데 지금 한반도가 불안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며 “뭐 하려고 자꾸 북한을 자극하느냐”고 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안 된다. 이기는 전쟁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반도를 주도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상대를 잘 설득하면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북한을 ‘사납지만 힘 약한 친구’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난폭하게 관계를 악화하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경제 토대가 되는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8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유세에 모인 지지자들. /국회사진기자단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울 청계천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평화통일의 꿈,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 문재인 대통령이 꿈꾸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어게인 2002 승리의 역사를 만들자”고 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과 함께 노래 상록수를 불렀다. 그는 공식 유세 뒤에는 서울 홍대 거리를 찾아 선거운동 종료 시점인 자정까지 청년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지자 여러분께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마지막 1인까지 전화, 문자, SNS로 설득해 달라”며 지지자·당원들에게 총력전을 당부했다. 유세에는 전날 ‘둔기 피습’을 당했던 송영길 대표도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참석했다. 송 대표는 “우리는 통합 메시지를 내놓는데 상대 측은 말씀이 너무 거칠다는 것이 일반적 중론”이라며 “거친 언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승기를 잡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 유세에서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풍선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뜻하는 노란 풍선을 들고 나와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