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의 충격 수습과 당 쇄신이라는 중책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14일 당 안팎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들은 ‘총공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 의원들에 ‘문자 폭탄’을 보냈다.
13일 이 고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14일 오후 1시 ‘문자 총공’을 위해 문자메시지 전송 예약을 하자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여시’라고도 불리는 회원수 82만명의 국내 최대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시대’에서 먼저 제안이 이뤄졌고, 팬카페에서도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보낼 문자메시지 예시로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공천권을 내려놓고 사퇴하라” “혹시라도 발생하게 될지 모르는 지방선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묻지 말라” “이재명 고문이 당 대표가 되어 민주당을 이끌기 바란다” 등의 내용이 제시됐다. 박 위원장이 단독으로 비대위를 이끌기에는 위험할 것 같다는 의견에는 “윤 위원장 대신 이재명 라인과 공동 위원장을 해달라고 하라”는 예시도 있었다.
이낙연계 핵심 인물로 알려진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글도 있었다. 박 의원만을 향해 “이낙연계라는 분들의 만행을 팩트로 알리고싶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자고 했다. 문자 대상에 이 고문은 제외였다.
이후 ‘문자 총공 완료’라며 인증하는 글이 500개 가까이 올라왔다. 실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수십, 수백 건의 문자를 수신했다고 전했다.
당 내에서도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 위원장 체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김두관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지선 출마자 3158명이 이재명 비대위원장을 원한다. 윤석열 지지 당원을 방치한 윤호중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대선 이후 많은 분들이 민주당원으로 가입해주셨다. 민주당의 변화와 이재명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 의사를 50% 반영하는 당규 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고문이 선대위 해단식 직전 민주당 일부 의원들에게 이낙연 비대위원장 임명 반대 뜻을 내비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TV조선은 이날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이 고문이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복수 의원들에게 연락해 이낙연 전 총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