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TBS교통방송에서 진행자 김어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라디오 유튜브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향해 “이제 보따리 싸는 게 좋겠다”며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정 전 실장은 16일 김씨가 이날 방송에서 “앞으로 20년 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그는 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부터 시작해 대선 본선에서도 줄기차게 이재명 후보를 편들어 왔다.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0월 김씨가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자 “정 돕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 전 실장은 이를 언급하면서 “그는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교통방송에서 특정후보 편들기를 방임한 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이어 “누차 지적됐지만 시정되지 않았고, 심지어 그는 ‘앞으로 20년 더 할 생각’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며 “마치 누군가의 발언을 연상시키는 듯한데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뉴스공장 출범 초창기에는 나도 애청자였다”며 “지금은 듣지 않은 지 한참 됐다. 귀중한 아침 시간에 편파적이고 질 낮은 방송을 더는 들을 이유가 없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맛에 맞는 출연자를 골라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싶다면 이젠 공영 매체인 교통방송의 ‘뉴스공장’이 아니라 본인이 사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마음껏 즐기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수년간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로 키웠으니 그의 공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어준의 역할, 김어준의 시간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사람은 있어야 할 때와 떠날 때는 잘 판단해야 구차하지 않은 법”이라며 “‘20년 더’ 운운하는 그런 허황된 망상은 버리고 이제 겸허한 자세로 보따리를 싸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뉴스공장’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공장장(김어준)도 이제 곧 방 빼지 않겠습니까?”라며 “공장장도 별로 효험이 없는 것 같다.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의혹 제기를 해도 별 효과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뉴스공장 없앨 계획은 잘 준비되어 갑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그렇게 노력했는데 선거도 지고, 그랬으면 자진해서 거취를 결정해야지”라고 맞받았다. 김씨는 “앞으로 20년 더 할 생각”이라며 “(김 최고위원이) 지방선거를 혹시 안 나간다면 제가 고소, 고발이 쌓여가고 있으니까 제 변호사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