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왼쪽) 홍익대 교수와윤평중 한신대 교수./제일기획·김지호 기자

5월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연출·기획을 총괄할 준비위원에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이도훈 홍익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과 과제, 새 대통령의 의지를 압축해 담을 취임사는 류제승(예비역 육군 중장) 전 국방정책실장 등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초안을 작성하고,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 등이 자문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준비위원장(이하 준비위)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임명장을 받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준비위는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설치령’에 따른 법정 조직으로, 위원장 1인과 6인 이내의 준비위원으로 구성된다. 주요 업무는 취임식 준비와 당선인의 취임사 작성이다. 준비위원에는 이 교수와 함께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박수영 의원, 인수위 행정실장인 서일준 의원, 이세창 전 선대본부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위원장, 인수위원들과 도시락 회의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인수위원들과 오찬 겸 업무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안 위원장,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 신용현 대변인, 김소영·신성환 경제1분과 인수위원. /인수위원회

취임식 연출·기획은 이도훈 교수가 총괄한다. 이 교수는 제일기획 출신 공연기획 전문가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등을 연출했다. 특히 평창 올림픽 당시 드론 2018개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 모양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월 제일기획에서 퇴사해 현재는 홍익대 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로 근무 중이다. 이 교수는 미술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연출·기획을 총괄할 준비위원에 내정된 이도훈 홍익대 교수(전 제일기획 브랜드익스피리언스솔루션 본부장)/제일기획

인수위 관계자는 “이 교수는 이벤트에서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며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와 당선인의 철학, 의지를 취임식에 녹여낼 것”이라고 했다. 한편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국회에서 취임식을 가졌지만, ‘코로나 확산’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라는 변수로 장소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준비위와 함께 취임식 실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국회 말고도 세종문화회관과 잠실 실내체육관 등 복수의 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는 18일 첫 회의를 열어 취임사를 작성할 주요 필진을 선정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취임사는 통상 분야별 전문가들을 섭외해 초안(草案)을 작성하고 당선인과 함께 막판까지 수정하는 작업을 거친다. 5년 임기 동안 단 한 차례밖에 없고,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어갈 국정 방향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야 하는 대통령 메시지의 백미(白眉)로 꼽힌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 국민 통합 메시지를 두루 담을 것”이라고 했다.

류제승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남강호 기자

준비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19일 현재 3성 장군 출신인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국방), 대선 경선에서 원희룡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백경훈 전 청사진 대표(청년)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외교),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AI연구소장 겸 논설위원(언론·과학) 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취임사에 당선인이 후보 시절 추진을 약속한 ‘연금 개혁’ 관련 메시지를 담기 위해 복지·사회 분야 전문가, 현직 언론인 등을 추가 섭외 중이라고 한다.

준비위는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 북한 문제 전문가인 조영기 고려대 교수(통일)에게도 집필을 부탁했지만 두 사람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교수는 취임사를 감수·검토할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다음 주 초쯤 인선을 확정해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