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가리켜 ‘윤석열씨’라는 표현을 쓴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에게 “자중자애하는 게 좋겠다”라고 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최 의원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야당 의원으로서 전의를 불태우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그것도 정도가 있고 금도라는 것도 있다. 뭐든 과하면 자신에게 욕이 되는 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라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라는 점을, 윤석열씨의 몸과 마음에 확실히 새겨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망나니들의 장난질에 부서지고 망가지더라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정 전 실장은 이에 대해 “대선 패배로 인한 ‘낙심과 황당함’은 이해하겠습니다만, 어제 쓴 글은 좀 과한 것 같다”며 “과거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야당의원이 선거에 패했다고 해서 ‘노무현씨’ ‘문재인씨’라고 부르진 않았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국민 다수의 선택으로 뽑힌 당선자를 예우하는 것은 국민된 도리”라며 “과거 한나라당 의원들이 ‘환생경제’ 연극 때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육시럴놈’ 등의 무도한 용어를 써서 모두 분노했던 기억도 난다”고 했다.

환생경제(還生經濟)는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24명이 결성한 ‘극단 여의도’에서 선보인 풍자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빗댄 ‘노가리’라는 극 중 인물을 향해 “육시럴 ×” “개×놈” “불×값을 해야지” 같은 대사를 연출해 논란이 됐었다.

정 전 실장은 “윤 당선자를 두고 ‘평소의 성정대로 독선과 전횡으로 일관할 것이 뻔한 사람’이라고 한 표현도 과하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단정해서 얘기하나”라며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자를 두고 벌써부터 ‘망나니’ 운운하는 것은 최 의원의 품격에도 걸맞지 않다. 사과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