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대선 패배 후 전국 사찰을 돌며 성찰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찾아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왼쪽)과 김남국 의원(오른쪽)이 29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와 만났다/김 의원 페이스북

김남국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아침 일찍부터 정성호 의원님과 함께 송 전 대표가 머물고 있는 경북 영천의 은해사를 방문했다”며 “지난 대선에서 당대표로서 헌신하고 희생했던 점들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민주당의 쇄신과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 국정운영을 책임질 윤석열 당선인의 행보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송 전 대표는 대선 이후 지지자들의 울분과 안타까움을 걱정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최근 지방을 돌며 지지자들,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고. 또 부동산 정책에 아쉬움을 느껴, 따로 부동산 공부도 하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다.

세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송 전 대표는 윤 당선인이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실무적으로도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산 이전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정말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모두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분, 나아가 부동산 등의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 역할을 한다면 지방선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이재명계가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이재명 상임고문은 “서울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시대정신을 가장 잘 살리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경험이 있는 후보는 송 전 대표뿐”이라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 글에 ‘좋아요’를 눌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성호, 김남국 의원님께서 찾아오셨다”고 밝혔다. 그는 “차를 마시며 이번 대선에서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의 성원과 회초리에 어떻게 부응할지, 회초리를 때리신 분들께 다시 무엇으로 다가갈지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이 글에서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등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김남국·정성호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송영길 전 대표 페이스북

이날 김 의원은 송 전 대표와 절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회색 니트와 바지를 입은 송 전 대표가 정 의원과 김 의원의 손을 잡고 있었고,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었다. 세 사람이 사찰 주변을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송 의원은 방 안에서 김 의원, 정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