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으로 ‘미스터 쓴소리’라고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검수완박’ 슬로건을 내걸고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겠다’고 밀어 붙이는데 듣기에 거부감이나 저항감이 들고 너무 과격한 인상을 준다”며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의 정치펀치’에 출연,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 또 검수완박을 하는 게 맞느냐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구축하기에 아직 설익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비위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 검수완박 아니냐는 얘기를 저도 듣고 있다”며 “심지어 뭐 켕기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밀어붙이 듯이 하기보다는 여야 간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슬로우 슬로우 하는 게 좋다”면서 “자칫 검수완박에 따른 국민 피로감을 키워서 지방선거에서 지지율이 더 도망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전 지사 지지층을 비롯한 일부 강성 당원들이 ‘검수완박을 하라’ ‘이재명을 지켜라’며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데 이는 대의민주주의, 민주정치를 위협하는 맹종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 정치는 상대와 타협하고 협상하고 숙고하는 과정인데 문자폭탄이 쏟아지면 이런 정치의 영역이 사라지게 된다”면서 “의원들도 위협을 느껴 자기 지지층만 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팬덤 정치는 민주당의 자산이면서 동시에 부담”이라면서 “내 편은 성역화하고 다른 의견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반민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전 지사가 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지원하거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보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전 지사 본인이 대선 패배의 장본인인데 조기 등판하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는 지금 성찰하고 자중하면서 심신을 추스릴 때이지 조급증을 낼 이유가 없다”면서 “조급해 지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실수를 하고 민심과도 어긋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후보가 대선 패배 후 곧바로 당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적절치 않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는데 경쟁자였던 이 후보가 다시 차기 주자로 나서서 눈앞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면 국정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에는 금도가 있는데 그걸 넘어서게 된다”면서 “국민들은 금도를 지키는 신사적인 정치인에게 더 마음을 준다”고 했다.

이 의원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하는데 명분이 없다”면서 “대선 패배 당시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현재 인천 지역 국회의원인데 갑자기 의원을 그만두고 서울시장에 나온다면 서울·인천 시민들이 수긍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가 서울 선거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런 우려 때문에 반대를 했지만 이왕 출마를 했으니 경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잘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