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19일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 의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는 23일부터 예정됐던 미국·캐나다 해외 순방 일정을 보류했다.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박 의장 측은 20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박 의장이 계획했던 미국·캐나다 방문을 보류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방문 국가에 양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해당 국가에 방문할 계획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놓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예고하는 등 총력 저지 방침을 밝히면서 박 의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께 호소한다”며 “헌법을 정면으로 반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공포하는 것을 목표로 검수완박 법안을 4월 국회 중에 처리하겠다고 속도전을 벌여 왔다. 순방을 가게 되는 박 의장의 본회의 사회권, 법안 상정권 등을 민주당 출신 김상희 국회부의장에게 넘기도록 해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의장이 해외 순방을 보류하면서 사회권은 박 의장이 그대로 갖게 됐다. 박 의장은 작년 8월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언론중재법 상정을 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