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영정이 놓여있다. /오종찬 기자

지난해 11월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6개월 가까이 안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11일 조선닷컴에 “전 대통령의 장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유족 측이) 특별히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자택에 모시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이 생전 펴낸 회고록에는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땅이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 날을 맞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 전 비서관은 지난해 “사실상의 유서”라며 관련 대목을 소개했다. 이에 전방 고지에 유해를 안장하려면 유족과 정부가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다만 민 전 비서관은 이날 “회고록을 읽어보면 문장의 초점은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한 데 있다”며 “이 대목 때문에 장지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유족들이 (장지 관련) 군 당국에 의사를 전달한 건 없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치료해오다 지난해 11월 23일 90세 나이로 별세했다. 발인은 나흘 뒤에 진행됐으나 당시 장지가 정해지지 않아 연희동 자택에 유골함을 임시 안치했다. 보훈처는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