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밝은 회색 정장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색(파란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입·퇴장하는 과정에서 본회의장을 한바퀴 돌며 민주당 의원들과 웃는 얼굴로 악수했다. 또 “진정한 민주주의는 의회주의라고 생각한다”며 여소야대 정국 속 국회와 다수당의 뜻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중앙통로를 통해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첫 악수는 왼쪽에 서 있는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오른쪽에 서 있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했다. 이어 민주당 김회재·백혜련·서영교 의원 등과도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 다수도 일어서서 윤 대통령을 맞았고 또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 의원들 쪽으로만 인사를 하고 마이크 앞에 서려 하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장에도 인사하십쇼”라고 말해 본회의장 안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뒤에도 권성동 원내대표 안내를 받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앉아있는 자리로 와서 악수를 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지켜보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날 약 18분 동안 진행된 윤 대통령의 연설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10번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이어 ▲위기(9번) ▲국민(7번) ▲개혁(7번) ▲협력(5번) ▲민생(5번) ▲도전(4번) ▲안보(3번) ▲초당적 협력(3번) 순이었다.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의 필요성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간 정파를 넘은 협력 ▲조속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언급했을 때는 박수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적으로도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도 다 악수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야 간의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