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원고지 7.4매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기념사였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애초 언론에 사전 배포한 기념사에는 없던 한 문장이 추가됐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입니다”란 문장이었다.
사전 원고에 없던 이 문장은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동서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시청 앞에서 연설하면서 “2000년 전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로마 시민이었다’였습니다. 이제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입니다. 모든 자유인은 그들이 어디에 살든지 베를린의 시민입니다.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라고 했다. 자유세계 시민들이 베를린 시민과 연대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용기를 주려는 뜻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오늘 광주로 향하면서 케네디의 유명한 연설을 떠올렸다고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자유’를 12번 언급했다. 지난 10일 취임사에선 ‘자유’를 35번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18 기념사에서도 자유 가치를 강조한 것은 5·18 민주화운동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한 시민 항쟁이란 대통령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