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은 3일 당의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우선 민주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에서 이기면서 당 혁신의 중심에 섰다는 말이 나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김 당선인은 이날 MBC, CBS 등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과정에서 당이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변화와 개혁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질책을 들었다”며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성찰과 반성, 변화의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방선거도 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정책에 대한 협치나 토론이 부재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이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했고, 발목 잡은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 성 비위 의혹, 586 용퇴를 둘러싼 지도부 갈등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당 주류 쪽에서 “경기지사 선거를 이겼기 때문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그 생각을 한다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만난 민주당 30년 당원이 “이제 당이 싫다”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제가 당선된 것은 건전한 야당으로 민주당을 견인해달라는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차기하고는 상관없다”며 “정치 교체는 민주당의 앞날과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서 하는 일이고, 저의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당선인은 보수, 진보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았다가 3월 대선 때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에 들어왔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앞세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0.15%포인트 차이로 꺾으며 단번에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지금으로선 야당의 유일한 이재명 후보 대항마”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한국갤럽의 지난 2일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시·도정이 기대되는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과 함께 공동 1위(20%)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