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10일 출범 한 달을 맞이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황홀경에 빠져 있다고 본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구름 위로 올라가버리는데, 그 위에는 항상 태양이 떠 있으니까 자기가 뭐든지 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그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정상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걸 누가 끌어내릴 수가 있나. 주변에서 자꾸 조언을 해서, 예를 들면 대통령한테 ‘그렇게 해서 안 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어야 된다. 대부분 보면 대통령의 말에 다 순응하는 사람들만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곁에서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할 수 있으면 한 장관이 할 수 있을 거다. 그 외에는 내가 보기에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없다)”이라며 “대통령 얘기에 대해서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하는 말을 하는 장관이나 참모가 1%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한 장관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무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서 본인도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치 상황을 자꾸 법률 잣대로 다루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법률가들은 너무 모든 걸 갖다가 법률적인 자체로만 생각하니까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서가 받아들이지 않는 걸 법률적으로 괜찮다고 해서 우길 것 같으면 그 정책은, 정부는 성공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 앞 극우·보수단체들의 욕설 집회에 대해 “글쎄, 뭐,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한 것도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출퇴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질의응답을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까 말에 좀 실수가 있는 것 같다”며 “다른 표현으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걸 생각 없이 딱 뱉다 보니까 아주 직설적으로 그런 얘기가 나왔다. 그게 국민의 정서에 거칠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마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그거 안 할 거다. 그걸 가지고 국민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국민이 진짜 정부에 바라는 것이 뭔가, 그걸 스스로 챙겨서 이행해 주는 것이 국민과 소통하는 거다. 어떻게 대통령이 기자들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국민과 소통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