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여성이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진짜 의사결정의 핵심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초기 ‘서오남(서울대, 50대 이상 남성)’ 비판에 무관심했다가 워싱턴포스트 기자 질문에 내각 등에 여성비율을 갑자기 높였다고 한다”며 “다행이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최초의 여성 외통위원장,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 나에게 최초라는 단어는 늘 나를 단련시키는 채찍이 됐다”며 “나 다음의 후배 여성들에게 새로운 길을 터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여성은 안 돼’라고 모든 여성이 낙인 찍히지 않게”라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대통령 특사로 방문했을 당시 일화도 소개했다. 다보스 미디어브리핑에서 한국은 여성을 고위직에 임명하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질문에 나 전 원내대표는 “그래서 지금 내가 여기 온 이유”라고 답했다고 한다.
나 전 원내대표는 “내가 여성이라서 일까. 다보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여성이었다”고 했다. 다보스포럼 특사 방문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은행총재,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WTO사무총장,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 바트체첵 몽골외교장관,쥴리 비숍 호주국립대총장(전 호주외교장관) 등과 만났다고 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들이 “모두 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고 그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전날 주한 여성 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한반도정세, 국제정세와 더불어 젠더 이슈도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재밌는건 EU대사 마리아가 나랑 똑같은 거짓말을 아이 키울 때 했다는 것”이라며 “아이가 아파 병원 갔다가 늦게 출근하게 되면 아이 병원 이야기는 절대 안하고 본인이 치통이 있어 병원 다녀왔노라고 상사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