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왼쪽) 여사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이어 권 여사 사저로 이동해 약 90분 동안 차담을 가졌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을 두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저렇게 다니시다가 또 실수하면 굉장히 큰 문제”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1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권 여사 만나서 ‘참아라’하는 선배의 충고를 듣는 그런 소통도 중요한데, 왜 제2부속실(을 만들어) 영부인 관리를 하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 공약 때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사실 좀 경륜있는 인수위원회가 구성됐으면 거기에서 공약을 털어 줬어야 한다. 영부인 노릇 안 하겠다, 안 시키겠다(고 했어도) 이런 것은 인수위원회에서 영부인 부속실을 만들어 제대로 관리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사진이 수차례 팬카페를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나는 그것 때문에도 그러는 거다. 영부인은 존재 자체가 개인이 아니다. 친구들하고 놀러 간 것도 아니고, 일상 부부도 아니고 그러시면 안 된다”라며 “팬카페에서 그렇게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공식적인 관리를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일을 해야지 대통령이. 영부인이 아무리 사적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사적으로 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 내외의 빵집 방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화를 언급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들이 다 그렇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김 전 대통령도 단골 한정식집에 다녀온 뒤 식당으로부터 ‘대통령님이 다녀가시고 너무나 피해가 크다’며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주위의 식당들도 경호로 다 막아 버리니 원성이 자자하다, 교통이 막혀서 이웃들한테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며 “윤 대통령 내외가 빵집 가셨다 (길이) 굉장히 막혔지 않나. 원성이 많던데 다음에 또 가시겠다 하면 그 빵집 사장님도 제발 오지 마세요,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입을 두 손으로 막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차 앞에 드러눕는 그런 결기를 가지고 대통령께 건의하는 그런 비서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한테 많이 야단도 맞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를 가신 뒤에 오는 파장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보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또 영부인께서도 비서실에서 또 주위에서 그런 건의를 하면 수용하는 그런 폭넓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