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박 용어 사용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명(親明)·비명(非明)간 ‘수박’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로 주로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대표 측 인사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다.
지난 대선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지금 몇몇 의원들이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수박’이라고 조롱해서 힘드신가”라며 “이 정도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지와 응원은 받고 싶지만, 비난은 받기 싫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원들이 비난하면 왜 비난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의 ‘수박 금지령’에 대해서도 직접 반발이 나왔다. 양문석 통영고성 당협위원장은 “수박이라고 말하지 못하면 수박을 호박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했다.
반면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이인영 의원은 “중도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며 민주당적 중도의 의미는 크다”며 “수박이라 구박하거나 주눅 들게 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저는 당내 진보파의 길을 가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중도 노선의 후배들도 아낌없이 응원할 것”이라며 “혹시 이런 수박 같은 저와 연대할 분이 있으면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상민 의원은 수박 논쟁에 대해 “쪼잔해 보이고 지질하다”고 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초선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산론도 계속됐다. 이상민 의원은 “민평련, 민주주의 4.0, 더 좋은 미래, 처럼회 등을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친이재명 성향이 강한 처럼회가 해체하기보단 오히려 전당대회에서 더 큰 역할을 노릴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