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설립·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이하 ‘코바나’) 임직원 3명이 김 여사의 13일 경남 봉하마을 일정에 동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2명은 대통령실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1명은 지난 대선 기간 논란을 빚은 이른바 ‘개사과’ 인스타그램을 올린 사람이었다.
14일 온라인에서는 전날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사진과 영상이 화제가 됐다. 김 여사 외에 4명의 여성이 동행했는데, 관심은 ‘김 여사와 동행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까지 함께 했던 여성들이 도대체 누구이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 행사에 동행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냐’는 것이었다.
온라인에서 이들 가운데 1명이 무속인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섰다. 이날 아침 브리핑에서 해당 여성에 대해 “무속인이 아닌 대학교수”라고 해명했다.
확인 결과 해당 인물은 실제 충남대 무용학과 김량영 겸임교수가 맞았다. 그런데 그에게는 또 다른 직함이 있었다. ‘코바나 전무’였다. 코바나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전까지 개인적으로 운영했던 전시기획사로, 김 여사는 최근 “내조에 전념하겠다”며 코바나 대표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김 여사의 충북 단양 구인사 방문 때도 함께 했다. 이날 김 여사, 김 교수, 구인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런데 동행한 일행 가운데 코바나 출신은 김 교수만이 아니었다. 조선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봉하마을 행사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여성 가운데 다른 2명은 코바나 직원 A씨와 C씨였다. A씨는 코바나의 정식 직원이었다.
C씨는 코바나 정식 직원은 아니었지만, 프리랜서 자격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특히 C씨는 과거 논란의 ‘개사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데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개사과’ 사건은 작년 10월 윤 당시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부 업적을 긍정 평가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謝過)하는 과정에서 윤 캠프 인스타그램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오며 논란을 빚었던 사건이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 희화화 논란을 빚었던 ‘김건희 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과정에도 C씨가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A씨와 C씨는 김 여사 수행을 위해 대통령실 채용 절차를 밟는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속 4명 가운데 나머지 1명 B씨는 코바나와는 무관한 현직 대통령실 직원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을 담당하는 청와대 2부속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는데, 실제로는 2부속실이란 이름만 없앴을 뿐 영부인과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이유로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을 대거 대통령실 공무원으로 만들어준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때 그렇게 욕먹었던 필라테스강사 출신 행정관 윤전추씨 케이스나 문재인 정부때 김정숙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 청와대 채용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