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겨냥해 “아직도 관종정치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이젠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 당선인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한국 사회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면서 국정원장까지 지낸 분이 퇴임을 한 후에 재임 중 알게 된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가볍게 처신하며 언론에 나와 인터뷰 하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최근 박 전 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른바 ‘국정원 X파일’을 언급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당선인은 “MB 정부 때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안가에서 조찬을 했을 때 국정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있었다”며 “그때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국정원장은 인생 마지막 공직인데 검사 출신인 제가 비밀경찰의 수장으로 끝내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라고 말씀드린 일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바로 그런 자리이고 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야 할 자리”라며 “원래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거나 적합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리에 갔으면 그 자리에 맞추어 처신하는 게 올바른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아는 그 분을 존중하고 좋아합니다만 이제부터라도 나라를 위해 그만 자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정원이 정·재계 인사들의 X파일을 보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여권과 국정원에서 이 같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박 전 원장은 지난 14일 YTN 방송을 통해 “인터뷰에서 ‘무엇을 못 했느냐, 아쉽느냐’ 해서 X파일을 얘기했다가 지금 몰매를 맞고 죽을 지경”이라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