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 수사 결과가 최근 뒤집힌 것과 관련해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 사건 성격을 ‘월북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전(前)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신(新)색깔론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넘어 ‘북로남불’”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색깔론”이라며 “국정운영을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여당의 피격 사건 자료 공개 협조 요구에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정보를 까면 한국의 어느 첩보기관이 어떤 루트로 감청해 북한군의 어떤 정보를 빼냈는지 북한이 알게 된다”며 “문재인 정부를 북한에 굴복한 정부로 만들기 위해 대북 첩보 시스템, 감청 주파수, 북한 휴민트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첩보는 당시 국회 국방·정보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다 같이 열람했고,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다 보고 ‘월북이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도 어제 통화했는데 ‘미치겠다. 공개하고 싶은데 처벌받을까봐 (못한다)’고 펄펄 뛰더라”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경제·민생 위기를 극복하려면 야권의 협력이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볼 때 이런 식의 국정운영 전략이 과연 현명한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북로남불’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우 비대위원장이 진상 규명보다 민생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해수부 공무원을 ‘월북 몰이’한 것도 민주당이고, 민생을 망친 것도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사건 당시 월북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렇다면 근거를 공개하라. 모든 입증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끊임없이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딱 두 곳이 예외다. 하나는 민주당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라며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 국민의 억울한 죽음이 ‘월북자’라는 이름으로 왜곡됐고 진실은 은폐됐다”며 “여야를 떠나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측이 이를 ‘정략적 공격’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억울한 죽임을 당한 국민의 인권을 대하는 민주당의 인식은 한 치의 변화도 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