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 5월 12일 이임식 후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면서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김부겸 전 총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최근 ‘민주당 당대표 적임자’를 묻는 여론조사들에서 이 의원에 이어 잇따라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지난달 총리직에서 퇴임하면서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직 이임사에서 “30년 넘게 해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했었다.

그런 김 전 총리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이 의원에 맞설 뚜렷한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 주류였던 친문(親文)계 중진인 홍영표·전해철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친명(親明)·친문 간 계파 갈등 논란 속에 “이재명·홍영표·전해철 모두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친문계 의원은 “당장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또 당대표에 출마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당내 인사들과 두루 가깝고 위기의 민주당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김 전 총리 같은 분이 나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김부겸 추대’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전 총리 측은 “출마든 추대든 김 전 총리가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의 측근인 정국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당대표 여론조사 기사가 나오고 나서 김 전 총리의 대표 출마 여부를 묻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김 전 총리는 퇴임사에서 이미 갈등과 분열, 대립이 극심한 정치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대표에 나서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에서는 김 전 총리 출마·추대 가능성에 “김 전 총리의 출마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이지만, 실제로 원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친명계의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압도적 지지를 얻자, 이 의원을 비토하는 쪽에서 김 전 총리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 같다”며 “출마도 추대도 김 전 총리가 원하는 게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