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국 정상이 회동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으로 초청된 이들 4국 정상들의 별도 만남이 이뤄지면서 이것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아·태 지역의 새로운 틀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동을 하고 아태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4개국은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나토 파트너 관계를 수립해서 협력해 왔다”며 “한국도 2006년에 글로벌 파트너 국가가 된 이후 나토와 함께 국제사회가 당면한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해 왔다”고 했다. 이어 “오늘 회동을 통해 인·태(인도 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 4개국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좋은 의견 교환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사회가 용납 못할 사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태 파트너 4국이 가치관을 공유하는 나토와 여러 형태로 연계해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인·태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 논의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과 호주는 미국 주도의 아태 안보 협의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일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선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인도·태평양과 나토 간에 어떤 긴밀한 상호 협력이 더 중요한 때가 됐다”며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나토와 인·태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 만들어 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나토 회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 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했다.
4국 정상들은 회동한 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기념 촬영도 했다. 이후 미국 등 30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모인 확대 정상회의에도 나란히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