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8~29일(현지 시각) 5차례 만나 소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며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하향식) 분위기”라고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정치적 부담을 고민했던 일본 총리가 한국 대통령을 보니 ‘열려 있고 (7월 10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얼마든지 만나 실무 협의를 풀어나갈 자세가 돼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2.6.29/뉴스1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나토 환영 만찬, 한·일·호주·뉴질랜드 정상 회동과 나토 사무총장과의 기념 촬영, 한·미·일 정상회담,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 회의에서 만났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난 환영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가 먼저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한·일 관계가 더 건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는)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일본 아사히 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한 양국 발표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측은 기시다 총리가 “매우 엄중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측 발표는 한·일이 서로 강제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노력하자는 의미인 반면, 일본 측 발표는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취지라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 측 인사는 “총리는 한·일 관계를 움직이는 데 신중하다”고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모색할 민관협의회를 7월 4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