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외신이나 참모들의 보고를 통해 국제 문제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각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보니 국제정치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29일(현지 시각)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나토에서 양자회담과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를 통해 30명에 가까운 정상들을 만났다며 “각국 정상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하루 빨리 자국을 방문해 달라고 했고, 윤 대통령도 각국 정상들을 방한해 달라고 초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원전과 녹색기술, 반도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관련 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관련 분야에서 한국과 함께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해당 분야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스페인 현지에서 개최된 동포 간담회와 관련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당시 행사에서 임재식 단장이 이끄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우리 가곡을 부르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보리밭’과 ‘밀양아리랑’에 이어 ‘우리의 소원’을 노래하자 임 단장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이를 바라보던 윤 대통령 부부도 눈시울을 붉혔다”며 “타지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며 생활해 온 동포들은 이런 윤 대통령 부부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고 했다.
스페인 동포 간담회는 한국 대통령이 15년 만에 개최한 행사였다. 행사가 끝나고 많은 동포들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해 퇴장 시간이 지연됐다고 한다.
간담회에는 고 안익태 선생의 셋째 딸 레오노르 안씨도 참석했다. 안씨는 현재 고 안익태 선생의 고택에서 거주하며 기념관을 관리하고 있다. 이 고택은 스페인 동포 사업가 권영호씨가 매입해 국가에 기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30일엔 마드리드의 한 시내에서 스페인 경제인과의 오찬도 진행했다. 한 스페인 기업인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마드리드에 온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스페인 기업인과 간담회를 열었다”며 감사를 전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스페인 기업인들은 재생에너지와 환경산업, 자동차 부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