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월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해 n번방 사건 최초 보도자인 박지현 당시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정치권에 영입한 인사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된 데 대해 “이재명 의원이 전화를 주시고 거의 1시간 정도 말씀을 하셔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의원의 측근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전 위원장 앞에서는 오만하고 독선적이라고 소문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이 당원 가입 6개월 이상이라는 선거 출마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당무위 의결로 출마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오직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달라니 정말 너무 황당하다”라며 “남한테는 엄정하게 원칙을 강조하고, 자신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특권을 거부하며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청년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또 이런 것을 방송에 나가서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지나친 자의식 과잉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제발 좀 겸손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제발 억지 부리고, 떼쓰는 정치 좀 그만하시길 바란다. 본인만 옳다는 식으로 무조건 우기고, 안 받아주면 ‘민주당 반성을 안 한다’, ‘혁신과 쇄신을 거부한다’는 식으로 프레임 짜서 민주당을 공격해서 자기를 언론에 띄우는 정치는 당장 그만두시길 바란다”라며 “민주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전혀 없고, 오직 자기 정치와 자리만 탐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친명계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그동안 (박 전 위원장에게) 청년정치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정치를 하는 거 아니냐는 모습으로 비친다”라며 “박 전 위원장이 당원이 된지 5개월 됐고 비대위원장은 2,3달 했는데 저희가 아무리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하는 정당이지만 당의 운영 매커니즘이나 우리 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든지 당무에 대한 숙명을 생각하는데 그런 과정이 거의 없이 당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게 아름다워 보인다기 보다 이제는 너무 자기정치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병욱 의원은 “특히 (박 전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의 불출마를 거론했는데 그 정도의 자기확신, 대중신뢰를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검증이 된 것인지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라며 “마치 비대위나 전준위(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본인 출마) 자격을 안주면 민주당이 꼰대정당으로 비칠 듯한 것을 예상하고 그런 발표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이재명 의원을 공개지지하고 있는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위해 자격조건 특혜를 요구하는 야당 전 비대위원장”이라며 “청년정치는 이런 게 아니잖나?”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 대변인을 맡았던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도 “기승전 원칙을 강조하던 분의 행보라고 보기엔 도무지 납득 안 가는 소식”이라며 “남에겐 엄격하고 나에게만 관대한 고무줄 잣대와 내로남불 태도, 유체이탈 화법으로는 결코 민주당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 과연 이러한 행보가 다른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도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라고 했다.